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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M) 성별정정 준비 03. 탑수술(2)

선나밍 2020. 10. 1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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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트랜스 남성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성별 정정을 쉽게 보거나, 무작정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신중히 여러 번 생각 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르몬까지는 나쁘지 않지만 수술 과정을 거치며 다짐했던 첫 마음과 달라질지 모르니 말이다.

 

 

 

 

이전 글에서 탑 수술 진료 과정을 말했고,

이 글을 처음 접한 예비 트랜스 남성분들은 이전 글을 먼저 보고 오길 바란다.

 

 

 

2020/10/14 - [Diary] - (FTM) 성별정정 준비 03. 탑수술(1)

 

(FTM) 성별정정 준비 03. 탑수술(1)

나는 트랜스 남성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성별 정정을 쉽게 보거나, 무작정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신중히 여러 번 생각 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르몬까지는 나쁘지 않지만 수술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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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수술 당일..........!!!!!!!!!!!!!!!!!!!!!!!!!!!!!!!!!!!!!!!!!!!!!!!(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다.)

 

 

 

 

 

떨리는 가슴을 움켜잡고(심장아 그만 떨어)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 당일 탈의실로 가라는 안내를 받고 탈의실로 가 가운으로 갈아입은 후 처치실? 같은 방에서 기다리라고 하였다.

 

 

 

방에 들어가 누워있다 결제하라고 해서 예약금액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결제한 후 기다리고 있으니 촬영실로 가라고 했다.

 

 

촬영실에 들어가니 원장님이 수술할 부위를 매직 같은 걸로 표시한 후 사진 촬영을 했다.

 

 

처음 상담할 당시 사진 촬영 얘기는 듣지 못했다.

커뮤니티에 나와 금액이 다른 사람이 있어 실장님한테 물어보니 할인해준 금액이 사진 촬영 금액이라고 했다.(이건 정말 별로였다.)

 

 

여하튼 사진 촬영 후 처음 안내받은 처치실에 들어가 있다 심전도 검사를 했고, 심전도에 이상이 있다며 마취과 선생과 이야기 후 수술한다고 하여 기다렸으나 마취과 선생과 이야기는커녕 수술실로 바로 들어갔다.

 

 

 

 

촬영 때부터 많이 떨렸던 상태라 마취과 선생과의 상담은 잊은 지 오래였다. 

 

 

수술실로 들어간 후 기억은 없는데 너무 추워서 일어나니 수술실에 덩그러니 누워있었다.(정말 끔찍......ㅠㅠ)

 

 

이가 부딪힐 정도로 달달 떨며 기다릴 때가 진짜 너무 춥고 몸은 무겁고 정신은 아득하고 고통스럽고 빨리 나가고 싶고 여하튼 너무 끔찍했다.

 

 

한참 후 간호사가 휠체어 같은 의자를 가지고 왔고, 휠체어에 실려 병실로 갔다.

 

 

여자 친구가 엄청 걱정스러운 얼굴로 괜찮냐고 하는데 괜찮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정말 안 괜찮았어...... 다시 수술하라고 하면 안 할 거야.....ㅠㅠㅠㅠㅠ)

 

 

병실에 누워 정신이 아득해지는데 간호사가 자면 안 된다고 자꾸 깨웠다.

 

 

여자 친구한테 목이 너무 마르다고 했더니 가재 수건에 물을 묻혀 입에 물어주었고 그 덕에 좀 살만해졌다.

 

 

간호사가 와서 양쪽에 달린 피통에서 피 빼고 용량재는 방법을 여자 친구한테 설명해줬다.

 

 

얼마쯤 지났을까.... 소변이 마려운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한 애매한 마음에 바지에 쌀지도 모르니 화장실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여자 친구와 간호사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링거대를 밀며 가다 화장실 앞에서 눈 앞이 아득해지며 몸에 있던 힘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눈 앞에 서있던 여자 친구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 손을 잡은 것까진 생각나는데 그 뒤에 기억나는 건 새하얀 배경에 성인 남성과 어린 여자아이가 해맑은 얼굴로 웃으며 내게 말을 걸었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선남 씨!! 선남씨!! 불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며 내 눈앞에 있던 두 사람은 점점 흐려졌고 정신 차리니 난 화장실 앞에 누워있었다. 

 

 

 

내 머리가 다치지 않도록 받치고 있던 간호사(A 간호사로 지칭하겠음)가 내 이름을 부르며 기절한 날 깨웠고, 주변에 있던 다른 간호사(B, C 간호사로 지칭하겠음)는 많이 당황한 얼굴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자 A 간호사가 B간호사를 향해 소리를 질렀고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B간호사가 A 간호사의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A 간호사는 내가 당황해하자 괜찮다고 달래주며 상태가 어떤지 체크했다.

 

 

사실 괜찮지는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민폐라고 생각이 들었고, 고생하는 간호사분들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쥐똥 남아있던 힘까지 쥐어짜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병실로 돌아가 침대에 앉았다.

 

 

A 간호사가 와서 수술한 부위를 만져보더니 한쪽이 부었다고 하며 수술하고 나왔을 때부터 이렇게 부어 있었냐고 물어봤다.

 

 

수술하고 정신이 들었을 때 납작해진 가슴에 만족했던 나는 아니라고 했고 A 간호사는 바로 원장님을 호출했다.(지금까지도 재빠르게 조치해주신 A 간호사님께 여전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글로 다시 한번 인사드리고 싶다. 정말 감사합니다 간호사님!) 

 

 

원장님이 오셨고, 붕대를 풀어 확인하던 중 기절했을 때의 증상이 똑같이 오며 눈 앞이 아득해졌고,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원장님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자 심상치 않다고 느끼신 건지 붕대를 다시 감고 재수술을 해야겠다고 했다.(이때... 정말... 하... 지금 생각해도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득해진 정신이 돌아오며 두려움이 내 주변을 가득 채우는 기분이 들었다.

 

 

간호사가 가져온 휠체어에 실려 수술실로 갔고 수술대에 누웠는데 수술대에 누우니 마취주사를 놓았고, 두 개의 주사를 주입했던 걸로 기억한다.

 

 

주사를 맞자 원장님이 손에 메스를 쥔 상태로 눈을 감으라고 했는데 마취가 아직 안된 거 같은데 수술할까 봐 정신이 없어지는 상태까지 무서움에 눈을 감지 못했다.(진짜 개무 섭... 정상이었으면 팬티에 지렸을지도 모른다ㅜㅜㅜㅜㅜ)

 

 

수술이 다 된 건지 난 수술대 위에 있었고, 첫 수술 후처럼 덜덜 떨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너무 추워서 이렇게 동사하는 건 아닌가 생각했던 거 같다^^)

 

 

휠체어에 실려 다시 병실로 왔고, 눈가가 촉촉해진 여자 친구와 간호사의 부축을 받아 침대에 누웠다.

 

 

무슨 정신으로 병실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때 내 완고했던 결심을 처음 후회했던 계기가 되었다.

 

 

원래 병실에 하루 있다가 다른 병실로 올라가는데 나는 재수술까지 해서인지 이틀 동안 병실에 있었다.

 

 

수술하기 전 다른 사람들 블로그나 수술 후기글을 보면 수술 당일 저녁에 밥도 먹고 배달음식도 먹는다고 했는데 난 하루 동안 입에 거즈만 물고 있었다.(진짜 레알... 수술 홍보글인가 싶을 정도로 나와는 전혀 달랐다ㅠㅠ)

 

 

 

내가 아무것도 못 먹자 여자 친구도 하루 동안 굶었던 거 같다.

 

 

두 번째 날 내 배가 홀쭉해진 걸 보고 아주 갬둉했지만 그때부터 입이 터진 건지 엄청 먹기 시작했다^^

 

 

공휴일인데도 원장님이 오셔서 소독도 해주시고 커피도 주셨다.(진짜 환자 잘 챙겨주셨다. 레알 찐 트루!)

 

 

이틀 지나고 다른 병실로 올라와 지내기 시작했고, 일주일 지내기에 괜찮았다.(단, 식사 제공이 되지 않아 배달, 편의점 음식을 주식으로 먹었기에 비용이 많이 부담됐다.)

 

 

음 여하튼 여자 친구가 항상 옆에 있어줘서 다행이였고, 수시로 피통에 차있는 피를 비우고 간호사가 준 기록지에 작성하느라 여자친구가 고생이 많았다.(정말 많이 고마워😘)

 

 

수술 후 매일 소독받았고,  4일째 되던 날 피통에 있는 피 양이 많지 않다고 하여 피통 제거를 했다.(내 눈엔 많은 거 같았지만 전문가의 소견이니깐 믿습니다)

 

 

피통 제거 후 움직임이 편해졌고, 이때부터 압박복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가슴이 없어서 납작해진 가슴에 만족감은 컸지만 압박복을 처음 입은 거라 많이 불편했다.(나는 이전에도 바인더? 이런 걸 착용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생소했다.)

 

 

병실에 있는 동안 원장님이 매일 방문하여 상태를 체크해주셨고, 먹을 것도 많이 가져다주셨다. 짱좋!!!! (감사합니다 원장님🤗)

 

 

병실에 있는 동안 샤워는 할 수 없었고, 가슴을 뺀 나머지만 겨우 겨우 씻었다.

 

 

일주일 뒤 퇴원했고, 퇴원 후 일주일 뒤 재방문하여 소독받았고 이때까지 샤워하지 못했다고 한당...^^ 그리고 일주일 뒤 소독받았다. 

 

 

그리고 처방받은 약도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해서 알람까지 맞추고 매일 먹었다.

 

 

계속 압박복은 착용해야 했고, 수술부위가 잘 아물어야 되기에 종이테이프로 수술부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매번 붙이며 관리해야 된다고 했고, 3개월 뒤 재방문 예약을 잡았다.

 

 

이제 실밥 풀고 흉터 부위 관리받을 일만 남았다!!!!!!!!!!!!!!!!!!!!!!!!!!!!!!!

 

 

 

 

개구쟁이 특성상 살면서 이런 수술, 저런 수술 많이 받아봤지만 이번처럼 무서웠던 적과, 기절한 적은 처음이기에 많이 무서웠다.

 

 

 

아마 지금 내가 그때의 나에게 미리 언질 해줄 수 있었다면 난 조금 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신중히 결정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선남아!!!!!!!!!!!!!!! 고생했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사람마다 수술 후 증상이 다르기에 수술 후 나처럼 될 거라고 지레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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